<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선선해진 저녁 공기가 어느덧 추석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마음이 푸근해 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처럼 찾아온 연휴를 이용해 짧은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몹시 부럽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비록 지금 당장 해외의 멋진 여행지로 떠날 수는 없지만, 잠시 여행자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요. 연휴를 이용해 짧게 다녀올 수 있는 국내의 여행지 네 곳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화성행궁과 향나무>
수원 화성은 정조 18년(1794) 2월에 시작하여 2년 6개월 만인 1796년 9월에 완공되었습니다. 성곽 축조에는 당대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집약되었으며, 이로 인해 허허벌판이었던 수원 지역은 세계 최초의 계획 신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습니다.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을 차분히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완만한 구릉을 따라 늘어서 있는 화성의 성곽을 따라 걷는 것입니다.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팔달문, 장안문 등의 웅장한 문과 포루, 공심돈 등의 조선 후기의 성곽 건축의 진수를 만나게 됩니다. 팔달산 정상에 세워져 있는 수어장대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 수원의 모습을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무섬마을과 만죽재>
중앙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하다 보면, 충북 단양을 지나 경상북도에 들어서게 됩니다.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땅은 바로 선비의 고장인 경북 영주입니다. 안동의 하회마을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고즈넉한 매력이 가득한 영주의 무섬마을이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무섬마을은 반남 박 씨와 선성 김 씨 두 성(姓)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입니다. 마을을 포근히 휘감은 채 흐르고 있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 덕분에 처음에는 '물 섬마을'이라 불렸지만, 어쩐 이유 때문인지 'ㄹ'이 탈락되어 현재의 무섬마을이 되었습니다.
차량으로 무섬마을에 들어서려면 콘크리트로 만든 다리인 수도교를 건너야 합니다. 이 다리가 놓이기 전, 마을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던 것은 내성천 위에 위태롭게 놓여 있던 외나무다리가 유일했습니다. 지금도 내성천 위에는 외나무다리가 놓여 있어 옛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데, 나무다리 위에서 내성천 건너편에 동그랗게 자리 잡은 무섬마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모습이 마치 육지 속의 작은 섬처럼 느껴집니다.
마을이 가진 묘한 고립감 때문이었을까요. 주민들 사이에는 지금도 ‘외나무다리로 꽃가마 타고 시집왔다 죽으면 그 다리로 상여가 나간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송당리 아부오름>
어떤 이에게 명절 연휴는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휴가입니다. 달콤한 휴식을 위해 제주를 찾아온 이들에게는 제주의 자연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송당리의 아부오름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제주 동부 중산간 마을인 송당리는 당오름, 높은오름, 민오름 등 수많은 오름으로 둘러싸인 곳입니다. 송당리가 품은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유독 아부오름을 소개하고픈 까닭은, 오름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의 높이가 51m밖에 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적은 노력으로 제주 동부의 오름군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부오름은 분화구의 둘레가 무려 1.4km나 되어 낮은 높이에 비해 장엄한 풍광을 자랑하며, 분화구 바닥 가장자리를 따라 띠 모양으로 조림된 삼나무가 신비롭게 느껴지는 오름이기도 합니다.
<중림동 약현성당>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당 건축물은 명동에 있는 명동성당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동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딕 성당은 아닙니다.
서울역 서편의 15번 출구로 나가면 중림동이 나타납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작은 언덕 하나가 나타나고, 그 위에 우리나라 최초의 고딕 성당인 약현성당의 아담한 본당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1893년에 완공된 약현성당은 1898년에 공사가 마무리된 명동성당보다 약 5년이 앞섭니다.
당시 조선 사람들 눈에 이제 막 지어진 고딕 양식의 건물이 얼마나 신기하게 보였을까요. 박해의 땅 조선에 세워진 첫 성소(聖所)라는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성당이라는 타이틀 역시 다소 가벼워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정동전망대>
고궁을 둘러볼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는 서울시청 서소문 청사 13층에 마련된 ‘정동전망대’를 권하고 싶습니다. 시민에게 개방된 그곳에서는 덕수궁과 서울의 현대적 도심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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